| 여행스케치 |
| |
![]() |
|
여명 속 지평선에서 피어나는 수없는 불탑의 도시 미얀마 바간(Bagan) 불교국 미얀마에는 특별한 네 곳의 도시가 있다. 행정 도시인 네피도(Naypyidaw), 상업 도시 양곤(Yangon), 종교 도시 만달레이(Mandalay), 그리고 역사유적 도시 바간(Bagan)이다. 그중에서 역사유적의 도시 바간은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이곳이 버마족 최초의 왕국 바간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현재 미얀마의 70%가 넘는 버마족은 바간왕국 이후부터 역사의 중심에 등장하게 되었고 이후 미얀마는 버마족의 역사가 되었다. 버마족들은 국가의 기틀을 잡았다는 638년을 원년으로 삼지만 정작 바간의 영화는 1044년 아노리타(Anawratha 1044∽1077)왕이 즉위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아노리타왕은 영토 확장에 힘쓴 결과 미얀마를 통일 할 수 있었다. 또한 종교도 불교로 통합하면서 당시로서는 선진불교인 실론의 불교를 받아들이면서 많은 사원들을 건설하였다. 이후 즉위한 짠지타(Kyanzittha 1084∽1112)왕은 더욱더 불교융성에 힘쓰면서 현재 바간 땅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사원들을 건립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발전한 불교왕국 바간은 인접한 불교국들이 이교도들의 침입으로 위급할 때는 군사와 경제적 도움을 주는 등 점차 힘을 잃어가던 인도본토와 실론의 불교를 대신하여 불교중심국의 역할까지 하게 되었다. 이렇게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우던 바간의 영화는 몽골의 침략으로 세력이 재편되는 13세기까지 이어졌는데 당시 왕국 안에는 4,446여기의 불탑이 세워졌다고 전한다. 그런데 이 지역이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어서 수없이 많은 붕괴와 재건으로 이어졌는데 1975년 6.5의 강진이 휩쓸고 지나간 이후 미얀마 고고학부에서 1978년 정밀조사를 해보니 남아있는 불탑은 2,217개이고 무너진 불탑의 흔적은 1,800여 곳에 있었다고 한다. 이후 꾸준한 복원으로 대부분의 사원이 복원되었으나 2016년 또다시 6.8의 강진으로 수많은 불탑의 상륜부가 붕괴되는 불행을 겪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남아있는 유적은 왕국의 유적이라기보다는 대부분 불교유적이어서 당시 통치자는 물론이고 모든 백성들에 불심을 엿볼 수 있다. 왕국멸망 이후에도 그 불심은 그대로 남아 이라와디 강(Irrawaddy River)의 북쪽 만달레이에 수행자들이 모여 지금까지도 세계최대의 종교의 도시, 수행자의 도시로 이어져오고 있다. 바간왕국이 멸망한지 750년이 지나가지만 아직까지도 이라와디 강물이 휘감아 돌아가는 넓디넓은 삼각형의 평원에는 수많은 불탑들이 수평선 위로 솟아오르며 장엄한 풍경을 하루에 두 번 연출한다. 그 첫 번째는 이른 새벽 동쪽하늘에 여명을 뚫고 대지에서 솟아나는 높이가 모두 다른 불탑들과 여명으로 붉은 지평선의 긴 띠와 어둠을 벗어나지 못한 하늘이 만날 때이다. 두 번째는 해질녘 땅거미가 내려않을 때 이라와디 강물이 끌고 온 물안개로 평원의 불탑과 먼 산들을 분리시킬 때이다. 이러한 바간의 풍경은 단순한 역사속의 불교왕국이 아니라 지금의 불교왕국, 코로나와 군부의 만행으로 너무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의 참담함 뒤에 고이 간직한 불심을 생각하게 한다. 월간 송광사 2022년 5월호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