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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제목 : 긴 불교의 역사가 깊은 슬픔으로 변한 땅, 라카인


글쓴이 : 포토스튜디오49

등록일 : 2021-07-23 18:24
조회수 : 5
 




긴 불교의 역사가 깊은 슬픔으로 변한 땅,  라카인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가장 귀하여 여기는 보물이 세 가지 있다. 부처님 머리카락사리를 모신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 부처님 사리를 모셨다는 남부의 따익띠요 파고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불교도시 만델라이 마하무니 파야의 마하무니 불상이다.

그런데 마하무니 불상의 고향은 이곳이 아니라 아라칸이라고도 불리는 서쪽 해안에 위치한 라카인(Rakhine)이다.

라카인은 북쪽으로는 벵골과 접하고 있고 서쪽은 안다만 해(Andaman Sea)와 접한 긴 해안선이 있다. 동쪽으로는 3,000m의 라카인 산맥이 남북으로 길게 막혀있어 내륙과 단절되어  버마족의 미얀마와는 종족도 다르고 역사와 문화가 완전 다른 왕국이었다.

라카인은 기원전 3,000년부터 단야와디(Dhanyawady)왕국으로 시작된 고대국가인데, 이 단야와디 왕국에 부처님께서 오천 명의 제자와 함께 방문하셨다고 한다. 단야와디 강변 언덕에서 명상을 하시며 신도들에게 가르침을 전했다고 하는데 그 자리가 아직도 남아있다.

이때 찬드라 수리야 왕은 부처님의 성스런 모습을 남기기 위해 모습 그대로 불상을 제작하여 마하무니 사원에 안치하였는데 불상을 본 부처님은 미소를 지으며 불상에 온기를 불어넣고 떠나셨다. 이후 이 불상은 부처님의 분신불상으로 불리며 라카인 족의 자존심이 되었고 단야와디 왕국은 물론 이어지는 후대 왕조까지 신성시 하였다.

그러나 오랜 역사의 시간을 지나면서 이 불상은 지금의 만달레이 마하무니 파야에 자리하고 있다.

     

라카인의 역사는 단야와디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 가장 많은 유적지를 가지고 있는 곳은 단야와디에서 34km 떨어진 무라욱 우(Mrauk U)이다.

단야와디에서 시작되어 무라욱 우까지 라카인은 네 번이나 왕조가 바뀌었지만 국교가 불교가 아닌 적은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불교왕국이었다.

인도와 교류가 많아 힌두교도들이 많았고 서구열강들의 등장으로 서양종교들이 들어왔지만  불교신봉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왕실은 물론이고 무역으로 부를 이룬 상인들은 사원들을 짓고 불탑들을 조성하는 공덕을 대대로 이어왔기에 수많은 사원과 불탑들이 무라욱 우 왕국에 세워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곳에는 아직도 수많은 불탑과 사원들이 민가와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데 이른 아침이면 깔라단 강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더불어 아침밥을 짓기 위해 피어오르는 장작연기로 온 도시는 짙은 연무에 잠기게 된다.

라카인의 불교사원들은 미얀마 본토의 사원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몬족과 버마족들은 커다란 탑을 중앙에 조성하고 그 탑에 불상을 안치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라면 라카인의 사원은 토굴과 같이 조성된 내부공간에 여러 불상을 안치하고 작은 탑들로 외부를 장식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모습은 종교적으로는 지상에 조성된 석굴사원의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이다.

지역적인 기후도 영향을 미쳤는데 수시로 발생하는 태풍의 길목에 있어 강한 바람에 견디어야 했고 긴 우기에 많은 강수량으로 인해 야외보다는 실내 장엄이 더 중시되었기 때문이다.

실내는 중앙 법당을 중심으로 여러 통로로 연결되면서 좌우에 불상을 안치하여 자연석굴사원의 형태를 갖추었다. 실내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보니 안치된 대부분의 불상은 흰색을 칠 하였고 이목구비의 형태는 확연하며 대부분 검정색으로 형태를 그린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멀리서 불교사원을 보면 요새처럼 보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탑들의 진열장처럼 보인다.

     

1784, 미얀마를 세 번째로 통일한 꼰바웅 왕조에 보도파야 왕은 라카인 땅을 침략하면서 그들의 상징이자 자존심이었던 마하무니불상을 약탈하여 만델라이로 이운하였다.

나라와 보물을 빼앗는 수모를 준 것도 잔인한 일이었지만 거대한 불상을 이운하는 작업도 강제동원 된 라카인 사람들에 노동력이었고 그 경비 또한 약탈당한 그들의 재산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고통은 그들의 힘으로 부처님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좌절감이었다.

지금 단야와디 마하무니 사원은 삭막한 벌판위에 사원만이 섬처럼 존재한다. 그리고 부처님의 분신불상이 모셔졌던 공간에는 작고 어린얼굴의 불상이 해밝은 미소로 채워져 더욱 아련한 마음이 일게 한다.

 

송광사 사보 7월호      2021년 7월호 (songgwang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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