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지역에 솟아난 샨(Shan)의 불탑들

                                        미얀마 인 테인(In Dein)과 까꾸(Kakku)

미얀마 동부 샨 주(Shan 洲)는 미얀마 전국토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일곱 주(洲)중에 가장 큰 지역을 차지고 있다. 그러나 산악지역이다 보니 통합되지 못하고 부족단위 형태로 존재했기에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힘이 생길 때마다 끊임없이 서부 평야지대로 진출하려 노력하였고 바간 왕국 멸망이후 한때 중부미얀마까지 진출하기도 했지만 그 영화는 짧았다.

이들 대부분은 화전과 수렵으로 생활하기에 다른 부족의 침입과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은 항시 존재하는 불안한 요소였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마음의 안정과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수호신이 필요했기에 그들의 종교 불교는 그들의 삶속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마음의 종교였다.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사원이 많고 곳곳에 불탑들도 많지만 다른 지역과는 그 풍경이  다르다. 타 지역은 마을의 중심에 커다란 불탑이 세워지거나 마을을 바라보는 높은 산봉우리에 조성되었지만 이곳에는 마을입구나 산비탈의 농토는 물론이고 길옆에도 세워 생활하는 공간자체가 모두 불탑이 조성되는 장소였다.

샨 주의 불탑 모양은 밑바닥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좁고 높이도 낮다. 그리고 상부를 길게 뽑아 올린 후 상륜부에 티(Hti)를 올렸다.

하단에 감실을 만들어 불상을 안치했는데 탑의 둘레가 좁은 만큼 감실내부도 좁아 안치된 불상도 작다.

이 작은 불상은 달걀형의 얼굴에 이목구비를 이루는 선이 가늘어 마치 웃는 어린아이모습이다. 불상은 물론이고 장엄하는 조각들에도 이 형태를 취하고 있어 정감어린 모습은 샨의 양식이 되었다.  

또한 불탑들을 좁은 지역에 빼곡히 세우다보니 멀리서 바라보면 봄날 땅에서 새싹들이 서로 비집고 뭉텅이로 솟아나는 모양이다.  

이러한 양식은 산악지역이다 보니 평지가 적고, 조성에 필요한 벽돌을 만드는 것도 어렵거니와 운반도 용의치 않아 이러한 모습으로 완성된 것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인례호수 변에 위치한 인 테인(In Dein)사원과 그곳에서 동쪽으로 약 2시간 떨어진 산악지역의 까꾸(Kakku)사원이다.

인 테인 사원이 넓은 구릉(丘陵)에 조성되었다면 까꾸는 산악지역 중 조금 완만한 경사에 조성된 것이 다르다. 그래서 까꾸 사원보다 인 테인 사원의 탑들이 더 크고 공간도 더 여유가 있다.

불과 20년 전 서양의 여행안내서에는 ‘불탑들의 최대 공동묘지’라고 소개되었지만 지금은 대만과 일본 등지에서 무조건적 보시로 많은 불탑들이 복원되고 있다.

그러나 시멘트와 유성페인트로 낡은 불탑을 감싸는 방식이다 보니 복원과 파괴 그 중간쯤으로 풍경이 바뀌고 있다. 송광사 사보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