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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제목 : 인간의 조성물은 순간지만 부처님의 진리만은 영원하다.


글쓴이 : 포토스튜디오49

등록일 : 2022-02-21 12:43
조회수 : 10
 







인간의 조성물은 순간지만

                부처님의 진리만은 영원하다.

     

                 미얀마 포윈 다웅(Phowin Daung) 석굴군

석굴사원에서 느끼는 공통점은 어둠속에서 빛나는 불상의 장엄함과 소리울림으로 인한 숙연함 그리고 거친 벽면을 갈고 닦아 조성한 섬세한 벽화에 감탄하게 되고 돌아 나올 때가 되면 무한한 불심으로 조금씩 파 들어간 석공들의 노고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불교의 나라인 미얀마 중부 몽유와(Monywa)에 조성된 석굴사원들은 지금까지 보아온 다른 석굴사원들과는 그 느낌과 크기부터가 다르다.

사암으로 이루어진 포윈 언덕 앞에는 세 개의 사원이 있지만 대부분의 관광객은 물론이고 일반 신도들까지도 사원을 지나쳐 뒤쪽 바위언덕을 오른다.

이곳에는 초입부터 수많은 석굴들이 있고 그 내부에는 수많은 불상들과 벽화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같은 포윈 언덕이지만 지역에 따라 석굴 내부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그나마 언덕 초입은 불상과 벽화들이 온전하지만 조금만 올라가면 석굴사원의 입구부터가 다른 모습이고 인적마져 끊긴 듯 먼지도 쌓이고 거미줄도 곳곳에 쳐져있어 둘러보기조차 힘들다.

이곳은 언덕 전체가 사암이다 보니 석굴을 조성하는데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조성할 수 있는 대신에 붕괴의 위험이 많아 석굴의 높이는 낮고 폭은 좁으며 깊이는 매우 짧게 조성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여름철 우기에 접어들면 천정으로 빗물이 스며들어 습도와 온도는 매우 높을 수밖에 없는 자연환경이다.

물먹은 사암은 쉽게 부서지다보니 벽에 구멍이 나고 커져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넓이가 되기 일쑤다. 뿐만 아니라 좁은 지역에 많은 석굴이 조성되다보니 옆 석굴과 연결되기도 하여 어디까지가 하나의 사원인지도 불분명해진다.

좁은 석굴 안에는 많은 불상을 안치해서 좌불상의 경우 서로 맞닿아 안치하였고 맞은편의 불상은 손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깝다. 그만큼 공간에 비해 불상의 밀도가 높게 안치되어 있다.

그런데 일부 석굴에서는 입구 쪽이나 벽이 뚫린 구멍과 가깝게 안치된 불상은 풍화로 서서히 그 형태가 사라지고 있고 일부는 알아보기조차 힘들 정도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불교 성물에 대한 종교적 예의를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다르기에 영문 안내책자에서는 불상들의 무덤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러나 동양적인 정서에서 생각해보면 소멸혹은 자연으로의 귀의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풍경이다.

이곳에 안치된 불상들은 대부분 사암을 그대로 이용하여 조성하고 그 겉을 회를 발라 채색한 석불이기에 물에 한번 젖으면 급격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도들도 굳이 수리를 하거나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 이유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변해 가는데 흙으로 만든 불상이라고 영원할 수 없는 것이고 변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곳에 모든 석굴사원의 불상들이 심하게 훼손된 것은 아니다. 이 언덕에 1995년 조사결과 790개의 석굴에 3,638기의 불상이 안치되어있는데, 남쪽과 서쪽 능선에 조성된 석굴들은 대부분 상태도 좋고 아직도 많은 신도들이 찾고 있다. 또한 벽화도 원색그대로 남아있고, 섬세한 조각으로 장엄한 석굴들도 많은데 대부분 사암중에서도 강한 바위지역이다.

이 벽화들로 석굴 조성 시기를 짐작해보면 대부분 14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조성한 석굴들이다. 그렇지만 벽화가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훼손된 석굴들은 대부분 위쪽 능선에 조성된 석굴들인데 이 석굴들은 도저히 조성시기를 알 수가 없다. 이러한 석굴들은 대부분 불교가 전해진 초기부터 수행자들의 수행 터로 착굴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설에 의하면 부처님 생전에 세 번 방문하여 설법하셨다고 하는데 그중에 한 곳이 인근의 만델라이 힐(Mandalay hill).

만델라이는 미얀마 불교는 물론이고 남방불교의 중심지역이고 바로 강을 건너면 세상에서 가장 수행자의 수도원과 토굴이 많은 사가잉(Sagaing)인데 이곳 포윈 다웅도 사가잉 주에 속해있다. 이러한 이유로 포윈 다웅 석굴들도 오래전부터 소수의 수행자들에 수행처로 존재하다가 바간(Bagan)왕국이 멸망하고 인근으로 왕국의 수도가 이전해 오면서 많은 석굴들이 조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비록 다른 석굴에 비해서 종교적 신성함이나 권위적이지는 못해도 거미줄을 걷어내며 온 먼지를 들이키며 돌아보는 순례는 이곳이 아니면 느끼지 못할 깊은 울림을 주는 석굴사원군이다.

 

송광사 사보 202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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